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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환대
Day+002 @시애틀의 어떤 에어비앤비.
적응 단계
시차 극복하기
약간은 실패했는지도 모른다. 전날 오후 10시에 너무 졸려서 참지 못하고 잠이 들고, 새벽 3시에 깨어나버렸다. 이것저것 인터넷도 하다보니 어느덧 오전 7시. 전날 트레이더 조에서 사둔 시리얼을 먹고 뜬눈으로 약속시간까지 버티기로 결심했다.
전날 사둔 Super Nutty Toffee Clusters
트레이더 조에 cluster 시리즈가 많은데 꼭 다른 것도 먹어봐야지.
그냥 골랐는데 너무 맛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 그릇도 너무 맘에 든다
스튜디오 계약 마무리
선생님의 절친한 친구분인 N 선생님에게 연락을 해주셨다. 내가 시애틀에 도착해서 어리버리할테니, 한 번 데려다가 밥도 사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주라고. 그래서 토요일 11:30에 4100가에 있는 Wells Fargo 은행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Wells Fargo 은행과 계약하기로 한 스튜디오는 1분 거리였으므로, 나는 N선생님을 만나기 전에 아파트 관리인 J를 만나서 계약을 먼저 마무리 짓기로 했다.
계약은 빠르게 마무리 되었으며, 나는 열쇠를 받았고, 아파트를 다시 한 번 둘러본 후에 스튜디오를 빠져나왔다. 드디어 주소가 생겼다.
따뜻한 환대
손님이 되는 중
약속시간보다 너무 일찍 가긴 그래서, 스타벅스에 잠깐 들렀다. 여기는 스타벅스가 너무 많다. 역시 스타벅스의 도시… 내가 알기로 스타벅스 지점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이 시애틀이다. 뭐, 근원지(?)이니 당연한가.
스벅의 도시에서의 첫 번째 스벅
디카페인 커피를 하나 사들고 Wells Fargo 근처에서 N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고, 곧 만날 수 있었다. N 선생님은 UW에서 박사과정하고 있는 M언니를 불러서 소개해주었는데, 언니는 나보다 한 살이 많았지만, 성격이 매우 좋고 또 이야기도 잘 통해서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스타벅스에 잠깐 들러 다른 사람들도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고, 그후에 다같이 점심을 먹기 위해 N 선생님의 차를 타고 선생님 집으로 향했다.
차를 타고 가면서 선생님은 이것저것 설명해주셨다. 시애틀의 대략적인 지리라든지…아무튼 산도 있고, 바다도 있지만, 약간 만(bay)의 형태를 띄고 있기에 시애틀이 지리적으로 특수하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게다가 호수까지… 그러니까 시애틀에는 호수가 있는데, 그 호수를 경계로 마치 서울의 강남/강북과 같이 문화가 나뉜다고 설명해주셨다. 여기 오기 전에 ‘벨뷰’라는 단어를 많이 보고 들었는데, 거기가 바로 시애틀의 ‘강남’이라는 것. 학군이 좋아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산다고 했다. 덧붙여서 M언니는 지금 유딕에 H 마트가 생기기 전에는 다들 거기까지 가서 한국 물품(햇반, 라면…)을 구했다고 했다.
우리는 시애틀의 강북(실제로는 북쪽이 아닌…?)을 지나고 있었는데, 그쪽은 과거에 흑인들이 집을 살 수 있던 유일한 동네라고도 했다. 시애틀이 지금이야 무척 리버럴한 동네지만, 뭐 예전에는 당연히 인종차별 심한 시기가 있었을 것이고… 그때는 흑인들이 집을 마음대로 아무데서나 사고팔 수 없었는데, 그 동네만 유일하게 거주/매매가 가능했다고. 여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도착했다.
미국식 손님맞이
미국에서는 손님들을 주로 집에 초대해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튼 오늘도 그런 거랄까. 집에 도착하니 선생님 아이들이 집에 있었고 잠깐 인사를 했다. E는 중학생 정도의 여자아이였고, J는 아마도 초등학생 남자아이였다. 생각보다 J는 낯을 가리고 또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해서, 여러 모로 낯선 손님을 불편해하는 듯했다. E는 그림과 만화를 좋아하고 현실적이며 나이보다 성숙한 아이였는데, 그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며 점심을 기다렸다.
메뉴는 앤초비파스타와 케일샐러드. N 선생님은 클래식하게 레시피 프린트를 보시며 하나씩 만들어 나가셨다. 20분 정도 걸렸을까? 빵과 샐러드를 곁들인, 맛있는 파스타 완성. 어쨌든 도착해서 처음으로 먹는 집밥이었는데, 그 분위기가 좋았다.
케일 샐러드 드레싱이 아주 마음에 쏙 들었다
점심 식사 후에 같이 커피를 내려마시고, M 언니가 사온 컵케이크도 같이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러면서 N 선생님은 “Heart of the machine”이라는 책도 추천을 해주셨다. 시애틀과 UW에는 도서관이 잘 되어있으니, 한 번 빌려서 읽어보면 좋을 거라고 하시면서.
J는 왠지 모르게 대화를 하지 않고 게임을 하러 가버려서, N 선생님이 “J, 여기 친구들한테 네가 하는 게임 설명해주면 어때?”라고 했더니, 그때부터는 게임 설명하면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시작했다. 확실히 좋아하는 것 이야기하면 누구나 수다쟁이가 되는 걸… Sub Nautica라는 게임을 설명해주었는데, 꽤나 재미있어 보였다. 아마도 스팀에서 살 수 있다는 듯 했는데, 재밌는 건 역시 뭔가 경제 관념에 대한 가정 내 문화? 한국에서도 요즘은 그런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약속 기반의 경제 관념 학습이 있다고 해야할까. J는 일주일에 $2-5 정도를 용돈으로 받는다는 것 같았고, 그걸 8주인가? 가불해서 게임을 샀다고 했다. 그래서 앞으로도 몇 주간은 용돈을 받을 수 없을 거라고. 대신 세차를 몇 번 하면 될 것 같다고 해서, 그런 점이 재밌고도 좀 다르달까. 여튼 좋아보였다.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는 게 보여서.
여튼 적당히 저녁 쯤에 다시 N 선생님이 M언니와 나를 UW 근처로 데려다주셔서, 무사히 돌아왔다.
H 마트
지금 시애틀은 한인 학생이 가장 살기 좋은 때라고 다들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듯하다.
UW 한인학생회에서 작성한 신입생 가이드에 설명된 내용
H마트1의 위상은 워낙 많이 들었기에, 한 번 구경해보기로 결심했다. 이야기만 들어보면 이 마트만 집앞에 있다면 한국에서 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듯하다. 그리고 마성의 H마트는 내가 구한 스튜디오에서 100~200m 정도밖에 안 떨어져있다. 야호!
어쨌든 그래서 한 번 들어가봤는데… 이건 진짜다.
김치는 당연하고, 각종 반찬들, 반조리 음식들(떡볶이가?!), 한국식재료 등… 없는 게 없었다. 뭔가 홀린 듯 라면과 반찬 1-2가지를 사서 귀가했다.
저녁으로는 배가 여전히 부르기도 하고 귀찮아서 대충 그 전날 사놨던 요거트를 먹고 말았다. 맛은 생각보다 그냥 그랬음…
이메일 보내기, 카톡으로 가족, 친구들에게 일상 보고(?), 인터넷 신청 알아보기 등 몇 가지 컴퓨터로 해야하는 작업들을 하고, 한국 예능을 보려고 베이코리언즈와 VPN을 좀 알아보다가 대충 하루를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