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본격 진입과 J와의 만남


Day+007 @U-Dict 나의 스튜디오에서 처음 쓰다.
Day+015 @스튜디오에서 이어서 쓰다


학교에 가다


Mary Gates Hall 방문

나를 교환 연구 프로그램으로 유덥으로 불러주신, JH 교수님을 만나기로 한 날이라 iSchool 건물이 있는 메리게이츠홀(MGH)에 방문해보았다. 메리게이츠홀은 캠퍼스의 정중앙에 위치한, 새 건물이면서도 무척이나 고풍스럽게 지어진… 굉장히 뭐랄까 핵심적인 건물처럼 느껴진다. JH 교수님은 그 건물 3층의 Gamer Lab에 계시는데, 간만에 만나뵈었는데도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했다. 예전 워크샵 때 뵙고 2년만에 다시 뵙게 되었는데, 너무나도 친절하고 명랑하게 맞아주시기도 하고, 연구실에 각종 피규어와 게임, 포켓몬이 가득해서 확실히 편한 분위기에서 잠깐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선생님 너무 동안이심(…) 진심… 볼 때 마다 박사과정인 줄…

p01 Mary Gates Hall 3층 iSchool 오피스 들어가는 입구

선생님은 너무너무 바쁘신데, 그래도 1시간이나 이야기 해주시고 관심있는 HCI하는 교수님들과 연결해주겠다고 선뜻 이야기 해주시기도 했다. 일단 자리는 3층 게이머 랩은 이미 다 자리가 배정되어 있긴 하지만, 다른 학생들이 안나올 때 앉아서 작업을 하는 것은 괜찮을 것 같고, 지하 015랩에 빈자리가 있는데 아직 확실히 빈자리인지는 알 수가 없어서, 랩 자리를 관리하는 C에게 메일을 보내서 확인해보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일단은 그게 확정될 때까지는 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게다가 내 프로그램 공식 시작일도 3월 19일이니까 사실 “당장 자리를 받을 거예요!” 이렇게 말하는 것도 웃긴 일이긴 하다. 암튼 뭐 자리는 전혀 급한 일이 아니고…


Mary Gates Hall 방문

마침 H 언니 옆자리가 비어서 작업을 좀 하다가, 언니가 오늘 iSchool 박사과정 중 한 명이 학위논문 발표(dissertation proposal)을 하는데 구경가고 싶으면 같이 가자고 해서 거기로 갔다. Allen library auditorium에서 3시 반부터 시작됐다. 뭔가 미국에서의 박사논문 심사는 어떨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뭐가 다를지,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해하며 한 번 가보았다.

p02 미국의 학위논문 프로포절 장면

형식적으로는 크게 다르지가 않았다. 다만, 분위기가 달랐달까. 발표하는 M은 진짜로 본인이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런 점이 인상깊었다. 교수들 앞이라고 긴장하거나 딱딱하게 하지 않고, 정말 자기 생각을 연설하듯 발표하는 것처럼 보였다. 20-30분 정도의 발표가 끝나고 질의 응답 시간도 인상적이었는데, 교수들이 정말 하나같이 협력적으로 진지하게 이 연구가 정말 좋은 연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조언하는 것이었다. 그냥 비판을 하기보다, 이런 점이 걱정되는데, 이런 식으로 풀어가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대안을 제시해준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연구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게 인상적이었다. 많은 경우 한국에서는 교수들이 대체로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고압적으로 혹은 날카롭게 틀린 점, 부족한 점을 지적위주로 코멘트 하는 것과 달라보여서. 중간에 H언니는 약속이 있어서 먼저 나가고, 나도 중간에 B 박사님과 통화를 해야해서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 전화로 박사님과는 주말에 만나뵙기로 약속을 정했다. 그 후에 나도 일단 스튜디오에 들러서 대충 확인할 게 있어서 M언니와 함께 빠져나왔다. 비가 무척 많이 내렸는데, 우산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뛰어서 집으로 갔다. 그리고 M 언니가 나중에 이 일이 너무 맘에 걸렸는지 밥을 사주었다. 쏘스윗!



J와의 만남


ChiMac과 근황토크

스튜디오로 돌아와서, N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다. 스튜디오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고, 나는 IKEA에 가야할 것 같아서, 선생님이 얘기해주신 호의(=선생님 차로 IKEA에 가는 것)를 잡아야만 했다. 원래 호의를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에 그런 것들에 좀 익숙해져보기로 한 부분도 있고.

p03 정말 아무것도 없는 스튜디오

선생님과는 금방 연락이 닿았고, 원래는 주말에 뵙기로 했는데 평일에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셔서, 목요일에 뵙기로 했다. 원래 목요일 저녁에는 J와 만나기로 했던지라, J와의 약속을 조정하기 위해 연락을 했다. 마침 J는 오늘 저녁도 괜찮다고 했고, 그렇게 급하게 + 아주 딱 맞춰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렇게 6시에 ChiMac이라는 한국식 치킨집에서 J를 만났다. 음식과 맥주 모두 좋았다.

p04 물통과 맥주까지 한국식!

p05 너무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음

J는 미국에서 학부를 나오고 HCC 연구실에서 석사를 했다. 예전 CHI’16에 같이 갔었던 적이 있고, 그때 구글에 다니는 친구 S를 소개해줘서, 덕분에 다같이 Google Campus tour를 할 수가 있었기도 하다. J는 매우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좋기도 하고, 엄청 똑똑하기도 해서 결국 UW의 HCDE로 다시 박사과정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게 벌써 1년 전의 이야기인데… UW에 왔으니 당연히 생각이 나서 연락을 해봤던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가, J가 학업을 포기하고, G사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려주었다. 와… 정말 대단하다. 인생의 승리자라고… J는 엔지니어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이라면 결국 필드와 아카데미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순간이 오게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뭔가 그런 선택지가 있다는 게 조금은 부럽기도 하고. 다만… 트럼프 때문에 비자 업무가 밀려서 시간이 좀 걸리는지라 지금은 약간 전환기(transition period)에 해당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바텔(Bartell) 쇼핑과 버블티

이런저런 소식을 전하면서 치킨과 맥주를 다 먹고, 생필품을 좀 사야해서 바텔에 같이 갔다. J가 추천하는 여러 물건들을 사면서 도움도 좀 받고… 각종 샴푸, 세제, 브리타(포터블 정수기) 등을 구매했다.

그후에 디저트로 버블티를 마시러 Share tea에 들렀다. J 말로는 다른 데보다 여기가 제일 맛있다고. 정말 그런 것 같은 게,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도 쉐어티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줄을 서서 음료를 사먹고 있었다. 맛을 보니 진짜 맛있기도 하고.

p06 So good!

버블티 마시며 앉아서 한창 한국에서 일어난 미투라든지, 얼마전 구글에서의 충격적인 성차별 관련 문제라든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벌써 한국에서 멀리 있긴하지만, 매일매일 들어가는 한국 사이트의 뉴스와 친구들의 소식, 페이스북에서의 포스트들이 한국에서의 일들을 그대로 느껴지게 하니까.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오히려 생각이 많아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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