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주기성(regularity)과 원칙(principle)
Day+025 @Suzzallo Starbucks에서 쓰다.
Day+026 @스튜디오에서 이어서 쓰다
삶을 규율하는 것
주기성(regularity)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나 이렇게 자유가 보장된 삶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자신과의 약속이라는 게 특히나 필요한 순간들이 계속된다. 미국에 오기 전 6개월 정도도 약간의 자유가 보장된 상태에서 스스로를 돌보며 지냈다. 모드 체인지가 갑작스럽게 벌어진 것은 아니라 정말 다행히 이곳에 와서도 그렇게 삶이 망가지지는 않은 듯하다. 다만, 그 전에는 나를 돌보고, 삶을 중심으로 일이 어떻게 들어갈 것인지 균형을 찾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연구에 삶이 어떻게 녹아들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러니까 방점이 좀 다른 것이다. 몇 가지 원칙들이 필요한 듯 하다.
일일 원칙
뭐 시행착오는 있을 듯 하다. 그치만 조금씩 해가면서 수정해나가는 걸로 하면 될 듯. 첫 술에 어찌 배부르겠어?
- 수면 시간 맞추기: 생활의 뼈대가 되는 게 수면이다. 특히나 나는 너무너무 자는 게 좋기 때문에, 이걸 잘 해야 한다. 오전 6:30~7:30시 사이에 일어난다. 써머타임 때문에 여기 오전 7시면 한국은 밤 11시다. 그래서 퇴근하고 집에 온 태영과 종종 통화를 한다. 덕분에 아침에 일어나기가 수월하다. 문제는 자는 것이다. 적어도 11~12시 사이에는 자면 좋은데, 누워서 맨날 폰으로 딴짓하고 그러니까… 너무 이른 시간에 잠드는 게 익숙하지 않다. 10시 30분부터는 취침 모드에 들어가야 11시 넘어서 잠들텐데 쉽지 않다. 맨날 어영부영 하다가 12시 넘어서야 슬금슬금 잠들려고 하니까 정작 잠이 드는 시간은 12시 반 정도일테다.
- 외출시간 맞추기: 8:20까지 아침(주로 시리얼)을 먹는다. 그리고 씻고 준비. 9시 30분에는 집을 나선다. 항상 여기서 부하가 걸린다. 아침에 스마트폰 만지작거리고, 아이패드로 TV 틀다보면 시간이 어영부영 지나가버리니 원…
- 식사시간 맞추기: 아침식사는 8:30 이전에, 점심식사는 11:30~12:30 사이에, 저녁 식사는 5:30~7:00 사이에 하는 것으로 일단 생각해본다. 그러면 다 먹고 치워도 저녁 8시 전이겠지?
- 영어 말하기 연습: 클리앙에서 본 1시간짜리 말하기 연습을 꾸준히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저녁먹고 1시간씩 투자해보자. 저녁먹고 8시부터 한시간 쯤이면 될 듯하다. 일단 이거는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하는 데까지는 해보기로. 이외에도 영어는 뭐 학교 리소스를 이용할 수도 있으니… 그래도 절실함이 있다면 해야한다.
- 하루 정리 일기&기록: 영어 끝나고 1시간 정도 투자해보자. 지금까지는 너무 아무때나 기분대로 썼음. 이것도 좀 주기적으로 하면 좋을 듯하니 루틴으로 만들어보자.
- 주기적 스트레칭: 일단은 아침-저녁으로 하고 싶은데, 과연 아침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저녁에는 자기 전에 30분 정도 투자하면 될 듯 하다. 일단은 10시에 시작하는 걸로 해보자. 스트레칭 한동안 열심히 했을 때는 숙면에도 도움이 되고, 여러모로 좋았다. 안 하기 시작하니까 계속 안하게 되는 순환에 빠졌는데… 유튜브에 아침에 눈뜨자마자 스트레칭 10분짜리가 있는데, 그걸 하면 딱 좋을 것 같은데 과연…?
주간&월간 원칙
- 일주일에 2회 운동: 운동을 하면 어쨌든지간에 활력이 생기고 좋다. 예전에는 진짜 싫었는데, 확실히 운동을 아주 약간씩이라도 하니까 조금 더 나은 느낌? 근데 역시 타율적 인간(…) PT 안하니까 사람이 운동의 ‘ㅇ’도 안하게 되는 것. 역시 사람은 쉽게 안바뀌지. IMA라는 학교 체육관에 등록을 할지말지 심각하게 고민이다. 한 번 갈때마다 1만원씩이고, 두달 반 정도(1쿼터)에 $100 정도인데, 그러면 10번은 가야 이득. 만약 등록을 하면 최소 주에 2번은 가야하는데 과연…? 이건 좀 더 생각해보도록 하자.
- 매주 토요일 청소와 생활 빨래: 한국에서는 미소를 써서 한달에 한두번 정도 청소를 누가 해줬는데 여기서는 철저히 혼자다. 돈도 없고… 여기는 인건비가 비싸니까 그런 건 꿈도 못꾼다. 그냥 내가 해야한다. 이 두 손 두 발이 제일 싸다. 매주 토요일에 청소와 빨래를 하는 것으로 일단 생각을 해두자.
- 매달 둘째주 토요일에 베개 커버, 넷째주 토요일에 이불커버+시트 세탁: 이불과 베개 빨래를 주기적으로 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일단. 그러면 일단 다음주에 이불 커버를 세탁해야 해야하네?
- 2주에 한 번 정도 집에 전화: 어쨌든 집에 2주마다 갔었는데, 집에 가지는 못하니까 전화라도 하는 것으로… 살가운 딸은 아니나 너무 불효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살아있다는 신호를 보내보도록 하자.
아직 못 정한 것들
- 점심식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prep meal을 하면 좋은데, 아직까지는 플랜이 없다. 좀 더 생각&고민해보기로… 돈도 아끼고 좋을 것 같긴한데. 집에 점심먹으러 왔다가 자꾸 눌러앉게 되어서 집에 안오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또 너무 앉아있으니까 움직이는 게 나은가 싶기도 하고 모르겠다.
- 돈! 예산! 장보기!: 생활 그 자체… 어떻게 살 것인가도 문제다. 사치는 그만~ 이제 집은 대강 다 꾸몄으니 목돈 들어갈 일은 대체로 없을 것 같고. 여기에 대해서도 목표와 원칙은 필요한데 일단은 차차 고민해보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
오늘 요약
오늘은 학교에 갔다가, 015랩 K의 자리에서 이것저것 할 일을 했다. 015랩은 굉장히 활기찬 느낌. 학생들이 그래도 꽤나 자기 자리에 많이 나오는 것 같았다.
중간에 점심 잠깐 먹으러 수잘로 스타벅스에 들렀다. Sweetened Berverage Tax라는 게 있어서 뭔가 했더니, 단 음료 적게 먹이려고 달달한 음료 파는 데 세금 붙이는 것. 뭔가 미국의 절박한 설탕줄이기처럼 느껴져서 좀 서글펐다.
눈을 의심하게 한 세금
오후에는 B 박사님과 함께 MGH 1층에서 A 교수님, C교수님과 스카이프를 했다. 원래는 B 박사님, A 교수님, 나는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A 교수님이 일정을 착각하시는 바람에, B 박사님과 나만 같이 만나게 되었다. 쨌든 스카이프로, 게다가 영어로 하려니 버벅버벅하면서 뭔가 쉽지 않았지만… 새로운 경험이었다.
저녁에 너무너무 배가 고픈데, 약간은 자극적인 걸 먹고 싶었기 때문에 지난번에 사둔 미미네 떡볶이 키트를 꺼내들었다. 양송이 두 개 썰어넣고, 방울양배추가 상해가고 있어서 그것들을 우루루 넣어서 끓였다. 3인분이 한 팩에 포장되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다 먹지는 못했다. 남겨두긴했는데, 떡이 불어서 내일은 못 먹겠지?
오븐에 입문하였습니다
그리고 떡볶이 한 것을 오븐에 치즈와 함께 넣어서 구웠는데, 와 치즈가 녹으니 너무 맛있다. 역시 오븐이 최고야. 오븐에 입문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오븐에 또 뭘 해먹을까. 삼겹살이나 스테이크를 해먹는 날을 고대하며… 일단 오늘은 여기서 마침. 스트레칭 해야함. 벌써 10시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