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일요일


Day+034 @Suzzallo Starbucks에서 쓰다
Day+046 @스튜디오에서 쓰다



부활절이라 동네가 조용하기도 떠들썩하기도 했다. 집앞 카페는 부활절이라 문도 닫고… 점심에 M 언니가 교회에 초대해줘서, 잠깐 예배에 참석하고 한국음식을 먹었다. 고등학교 이후로 예배는 정말 오랜만이네. 나는 딱히 종교는 없지만 뭐 고등학교도 미션스쿨을 나오고 해서 대략의 크리스찬 문화(?)에 대해서는 낯설지는 않다. 뭐… 일종의 다른 문화로 본다면 사실 그걸 신앙으로 갖느냐 아니냐의 문제랑은 좀 달라지니까. 아무튼… K도 오고 해서 같이 참석하고 밥도 먹었다.

사실 M언니와 N 선생님 댁에 저녁식사 초대를 받아서 겸사겸사 하루종일 같이 있었다. 이날은 N 선생님과 친한 한국인 부부내외가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그 남편분께서는 여러 마감으로 바쁘셔서 아내분인 B님만 오셨다. B님은 우리를 라이드해서 N 선생님 댁까지 데려다주었고, 성격은 무척 쾌활하시고 긍정적이어서 대화도 잘 통했다.

4시반쯤에 Wells Fargo 앞에서 만나 N 선생님 댁으로 갔다. 이날은 빈손으로 갈 수가 없어, N 선생님댁 아이들을 위해 Amazon Go에서 산 초콜릿 두 개를 가져갔다. 선물은 항상 어렵단 말이야…

B님은 케이크를 사오셨는데, 너무너무 맛있었다. 시나몬 애플 바나나 맛이 나는데 미국스러운 맛의 진수랄까… 아무튼 시간이 일러서 함께 케이크를 먹고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p01 묵직한 케이크

6시쯤에 저녁을 주문하기로 했다. 근처에 Sichuanese Cuisine라는 중국 음식점이 있는데, 거기가 실제 중국인 학생들도 많이 가고, 진짜 authentic 중국음식이라는 것. 그래서 두근두근하며 이것저것 주문을 했다. 가서 픽업을 해오면 된다고.

p02 거의 부페같은 한 상

픽업해와서 테이블에 쭉 늘어놓고 조금씩 집어서 하나의 플레이트 완성! 정말 맛있었다. 조만간 한 번 더 찾아갈 계획…

p03 진짜 맛있었다

밥먹고 대충 정리하고 과일 먹으면서 수다를 떠는데, 갑자기 너무 밖이 시끄러워 내다보니, 아니 4월 1일에 웬 우박이? 거짓말 같이 날씨가 어두워지고 우박이 내리는 게 아닌가…

p04 차 위에 보이는 게 우박 알갱이

덴버에서 갑작스럽게 맞닥뜨렸던 우박이 생각났다.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놀랐음. N 선생님 말로는 시애틀에서 정말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만우절이라 그런걸까. 날씨도 참…

얘기를 이것저것 많이 했다. B님은 이런저런 재밌는 경험이 많으신 것 같았다. 고추장 폭발, 토네이도 목격, Bunyan Bug 관련 일화 등… 재밌는 에피소드를 듣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어느덧 거의 11시. 집을 나와서 유딕으로 돌아왔다.

커피를 많이 마신 탓일까? 잠이 오지 않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N 선생님이 또 추천해주신 책. Eating Korea라는 책을 샀다. 재밌었다. 아직 많이는 못 읽었지만.

p05 Eating Korea

앞으로 N 선생님께 종종 책 추천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취향이 좀 비슷한가? 오늘 얘기를 듣다가도, N선생님이 스스로 굉장히 현실주의자라고 하셨는데… 그래서 우리 선생님이랑 친한건가? 아무튼 여러모로 재미있고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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