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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토막들
Day+125 @Gas Works Park에서 쓰다
햇살 좋은 날
비가 아직은 종종 오지만, 이렇게 햇살이 좋은 날도 있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 곳이다. Gas Works Park.
평화로운 풍경. 요트 대회를 하는 것 같았다
이런 풍경이 외국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Hot tub boat 나중에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
여기 앉아서 한참을 있었다
무한대의 예수
누구나 남의 고통은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때로 타인의 고난은 고난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도 그땐 그랬어, 누구나 다 그래, 같은 말은 위로가 되면서 때론 위로가 되지 않는다. 자기의 고난 앞에서 모든 사람들은 예수가 되기 때문이다. 자기가 짊어진 고난의 무게는 그 당사자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무겁고 크다. 그에게는 그 고난이 세계의 전부다.
전복된 문화
불현듯 유엑스 트렌드 모으던 시절이 떠올랐다. 우리가 선택한 유엑스 트렌드 중 하나는 블로거들이 유튜브로 옮겨간다는 구절이었다. 우리는 영상의 시대가 오고있다고 주장했다. 라이브 스트림의 유행도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해서 무엇을 딱히 하진 않았지만. 그리고 몇 년이 지났다. 이사배와 감스트가 라디오스타에 나왔다. 이사배는 오션월드 씨에프를 찍고 감스트는 엠비씨 디지털 축구 중계를 맡았다. 대도서관은 예능도 찍고 회사도 세우고 책도 썼고 그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영국남자 컨텐츠는 제이티비씨에서 방송되기도 했다. 모든 것이 거꾸로다. 만드는 과정부터 체제에 편입되는 과정까지.날것의 스트리밍에 사람들이 참여한다. 며칠이 지나면 그것들 중 재미있는 순간들을 예능처럼 편집한 영상들이 올라온다. 그 영상들은 전통적 지상파 채널 혹은 종편 같이 티비에 종속된 채널에 편입된다. 유튜브가 손대지 못한 어떤 고유한 영역이 아직 있다.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검증된 채널에 대한 믿음이 있다. 전통적 방송국은 그걸 바로 내놓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우리도 아직 유튜브가 그 영역을 침투하지는 못하리라 생각하지만. 10년 전쯤에 알았을까 지금 이렇게 유튜브가 티비 문화를 전복하리라는 것을. 세상은 참 천천히 변하는데 어떤 때는 또 생각지도 못하게 빨리 변하기도 한다.
눈치와 둔감력
가족 중 아빠와 언니는 무척 둔감하다. 때로는 뻔뻔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들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거나 하기 싫은 것을 할 때 실제로 시름시름 앓는다.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 게 맞는 것인지. 아무튼 엄마와 나와 동생은 그런 그들의 태도를 비판하곤 했다. 그럴때면 아빠는 “둔감력이 경쟁력”이라고 항변하곤 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그게 맞는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것에만 민감하다는 것은 사실은 행복의 기본 조건이다. 그외의 자극에 둔감해지는 것이 나를 지키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나는 때로는 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많이 알면 세상에 관심이 많아지고, 그리고 최후에는 나를 그 세상에서 객관화하려고 한다. 그러한 고통이 어쩌면 더 많이 아는 사람이 되게 할지 모르겠으나 행복에는 도움이 안된다. 그러나 뭐 둔감력은 타고나는 것이다.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사실 그 재능을 타고났고 잘 계발시킨 것이다. 재능은 원래 불공평한 것이니 어쩔 수 없지. 인정해야 한다. 그냥 결대로 사는 수밖에. 다만 그냥 부러울 뿐이다. 그 재능이.
어떤 시
페이스북의 어떤 친구가 정호승의 시를 올렸다. 마음에 와닿았다.
민들레 정호승
민들레는 왜 보도블록 틈 사이에 끼어 피어날 때가 많을까
나는 왜 아파트 뒷길 보도블록에 쭈그리고 앉아 우는 날이 많을까